[BYOND STORY]패션진로교육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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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만사소년과 함께했던 패션진로교육(청소년들과 관계자분의 초상권을 지키고자 블러를 넣었습니다.)


‘패션진로교육’은 설명이 필요합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굳이 설명해야 할 때는 단순한 이유가 뒤따릅니다. 대중이 모르기 때문입니다. 대중이 모르는 이유도 단순합니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패션진로에 대해 교육받은 경험이 없습니다. 더욱이 패션디자인 외에는 학원이나 학과가 흔하지도 않습니다. 패션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관심이 있을지 모르나, 그 외의 일반인은 패션진로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생각조차 안 합니다.


그러다보니, 패션진로교육 소셜벤처인 프로젝트비욘드는 더더욱이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청소년에게 패션진로교육을 하는 회사라는 설명을 빠르게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반응을 접하며 ‘우리의 방식이 틀렸나?’ 혹은 ’ ‘우리의 가설이 틀렸을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러나 교육을 진행하고, 청소년을 만나면서 ‘패션진로교육’은 정확하고 명확하게 필요하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패션진로교육’이라는 단어가 틀렸을지도 모릅니다. 꼭 필요한 일을 하면서도 제대로 설명할 단어를 못 찾은 것 일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확신을 통해 우리들이 몸담은 영역이 꽤나 오랜 시간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영역임을 인정했습니다. 앞으로 꾸준하게 설명하고 설득하겠습니다. 우리가 틀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오늘 ‘패션진로교육’이 꼭 필요한 이유는 분명하게 존재합니다. 


그 이유에 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가장 먼저 ‘패션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는 방법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문화를 이해하고 소유하는 것은 사회적 동물이자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는데 기본적인 활동입니다. 사람들은 여름이기 때문에 얇은 옷을 입었고, 위험한 곳에서는 가죽옷을 입었습니다. 사회적 현상과 배경에서 패션은 언제나 고민이 수반된 결과물을 만들었습니다. 오늘날 유행하는 패션이 어떠한 배경에서 출발한 것인지, 유행하는 브랜드의 패션쇼 주제는 ‘왜’ 그 주제인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옷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옷이 유행할지 생각해보는 것은 꽤나 유의미한 결과를 낳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고민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유행에 그 누구보다 민감합니다. 그러나 패션 영역에서는 자본이 유행을 만들기 때문에 비교적 자본이 부족한 청소년들은 패션 유행에 주체가 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유행에 민감해서 어른들의 유행에 빠르게 편승합니다. 이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무분별한 소비’와 ‘보여주기’가 청소년들이 패션을 소비하는 이유가 됩니다. 교육이 부재하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소비하며, 보여주고자 하는 욕심 탓에 과소비와 가품 구입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한 범죄로 이어집니다. 경범죄로는 중고 사기, 절도 등이 있고 중범죄에는 조건만남, 특수 절도 등 이 있습니다. 범죄예방교육이나 인성 교육도 이러한 범죄를 예방하는 좋은 교육이 될 수 있으나, 결정적으로 청소년들이 관심이 없습니다. 청소년 교육은 청소년이 관심을 가진 영역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패션진로교육은 청소년들이 관심을 가진 영역입니다. 패션교육 시간에 옷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범죄 예방 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지만, 검증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실제로 패션진로교육 현장에서 명품을 입고 있는 청소년들을 흔하게 목격합니다. 명품을 입은 청소년들에게 명품을 언급하면 좋아합니다. 알아주니 기분이 좋은 것이지요. 그러나 알아주고 세워주기 위해 언급하는 것은 옳은 교육 방법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김경환 대표가 청소년 특강을 갔던 날 있었던 일화입니다. 특강을 마치고 쉬는 시간 아이들에게 다가갔습니다. 아이들을 살펴보는데 약 백만 원 가량 판매되는 옷을 입은 아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경환 대표는 아이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오 OO 입었네? 쌤도 없는 옷인데” 그러자 아이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하나 샀다고 말했습니다. 곧바로 경환 대표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근데 이거 짭(가품을 뜻하는 은어) 아니야? 쌤이 보기엔 짭 같은데” 아이는 주변 친구들을 의식하며 짭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경환 대표는 주변 친구들도 다 들으라는 듯이 말했습니다. “그래? 미안하다. 쌤은 너희가 명품 입으면 전부 짭으로 보여, 아마 다른 어른들도 그렇게 볼거야. 좋은 옷은 명품이 아니라 너에게 잘 어울리는 옷이야” 아이는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그 아이가 입은 옷이 진품인지 가품인지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판단하고 소비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패션을 우리 세계를 이해하는 수단으로 생각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올바른 기준을 세우는 것이 패션진로교육의 목표이자 교육자의 일 입니다.


구성원이 함께 고민했던 여러 가지 질문 중 “패션 교육 시장의 크기는 얼마인가?” 그리고 “시장이 크고 있는가, 작아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앞선 질문의 정확한 답은 못 내렸지만, 시장은 분명하게 커지고 있다고 확신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습니다. 패션 교육 시장이 커지는 이유는 패션 산업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거대 패션 브랜드와 구매 플랫폼 등 정말 많이 생겼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아도 패션 소비는 늘고 있고, 소수의 소유물이던 명품 또한 일상에 가까워졌습니다. 어떤 분야건 산업이 커지고 시장이 커지면, 예상치 못한 사회문제가 발생합니다. 패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논의되고 있고, 환경적 측면과 과생산과 소비 촉진 등이 문제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패션진로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두 세 발 빠르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문제의 주체가 되기 전에 문제를 인식하고, 실제로 패션 산업에 참여했을 때 ‘문제를 줄여가는 구성원’으로의 성장을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프로젝트비욘드는 소셜벤처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이라는 뜻 입니다. 청소년들에게 패션진로교육을 전달하는 것 우리가 선택한 문제 해결 방식입니다. 앞으로 발생할 문제의 가능성을 낮추고, 방지하는 것이 사회문제 해결의 시작이 됩니다. 많은 청소년이 패션 산업으로 진출하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성인이 되면 쉽게 패션 산업에 종사합니다. 패션 산업은 진출의 턱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패션을 전공하지 않아도,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취업이 가능합니다. 약간의 교육을 받고, 업무에 투입되는 경우를 흔하게 목격합니다. 쉽게 진출할 수 있다는 이유로 많은 청소년이 착취 당하거나, 제대로 된 대우를 못 받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일부 고용인이 ‘너가 아니여도’라는 생각을 가지고,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패션이 좋아서 꿈을 키웠으나 되려 상처를 받은 사례가 쌓이는 것 입니다. 상처는 무기력으로 이어지고, 우리는 건강한 사회구성원 한 명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맞이합니다. 이러한 상황과 현상, 상처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 패션진로교육이 너무나 필요합니다.


패션진로교육이 익숙한 사회를 꿈꿉니다. 타 교육기관과 학원에서도 패션진로교육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패션진로교육이 이뤄질 때 분명한 목적과 직업적 가치를 생각하는 사회구성원이 늘어나고, 건강한 패션 생태계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패션진로교육을 통해 패션 업계에 종사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우리 삶에 직업이 끼치는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인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프로젝트비욘드는 앞으로도 꾸준하게 설득하며 패션진로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할 것입니다. 우리는 청소년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미션을 위한 비즈니스를 이어가겠습니다.